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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kg 뺀 ‘확찐자’ 경험 살렸다···믹서 하나로 일군 매출 10억 - 중앙일보 - 중앙일보

주스 제조 과정 예시. 사진 주스앤그로서리

주스 제조 과정 예시. 사진 주스앤그로서리

2007년 대학 졸업 뒤 게임회사에 취직한 조철호(41) 씨는 야근 때마다 짜장면ㆍ피자ㆍ햄버거 등의 야식을 함께하는 게 일상이었다. 먹은 음식은 자연스럽게 몸에 쌓였고 비만으로 인한 무릎 통증, 고지혈증을 달고 살았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그렇게 자연스레 식이요법에도 관심이 생겼다.
 
스스로 몸에 좋은 과일과 야채를 찾아 먹으면서 감량 효과를 보고 있다고 느낀 그는 “내 경험으로 다이어트 식품 사업을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몸무게를 77㎏→62㎏으로 줄인 뒤다.
 
그렇게 해서 차린 회사가 과일ㆍ채소 주스 제조사다. 그리고 2017년 ‘주스앤그로서리’(JUICE N GROCERY)라는 간판을 단 회사의 대표가 됐다. 경기 구리시에 있는 부설 연구소에서 16일 그를 만났다.
조철호 대표. 사진 주스앤그로서리

조철호 대표. 사진 주스앤그로서리

 
“말이 창업이지 이런저런 비용 다 쓰고 보니까 사실상 믹서기 한 대 놓고 시작한 거였죠. 15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이 그렇더라고요.”
 
혼자서 제조ㆍ마케팅ㆍ배송까지 모두 책임지는 것도 힘든데, 자본금 부족이 더욱 조 대표의 어깨를 눌렀다. 자금 조달 방법을 찾던 조 대표는 이듬해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돈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중기부의 ‘생활 혁신형 창업지원사업’은 소상공인에게 최대 2000만원을 빌려준 뒤 3년 뒤 해당 업체가 실패하면 상황 책임을 묻지 않는 지원책이다. 물론 성공하면 연 2%가량의 이자를 더해 돈을 갚아야 한다.
 
“품질은 자신 있었는데 자금 조달이나 판로 개척은 난감했던 저로선 기회였죠.”
다이어트주스 재료로 쓰이는 과일과 채소. 사진 주스앤그로서리

다이어트주스 재료로 쓰이는 과일과 채소. 사진 주스앤그로서리

 
2018년 직원 한 명을 두고 운영한 회사 매출은 1억6000만원이었다. 번 돈으로 사람을 더 뽑고 설비도 향상하면서, 지난해 매출은 4억1000만원으로 뛰었다.
 
주스앤그로서리의 올해 예상 매출은 10억원이다. 역설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 덕이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증가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이 회사는 보고 있다.
 
실제 시장분석업체 오픈서베이가 1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이후 건강과 관련해 신경 쓰게 된 것’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 32.6%가 체중관리에 관심을 나타냈다. 응답자는 본인을 위해 연평균 3.5회 건강기능식품을 사고, 총 28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확찐자’두려움이 다이어트ㆍ건강식 회사엔 호재가 된 것이다. 4% 정도였던 주스앤그로서리의 영업이익도 올해는 8% 수준을 보인다.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홈페이지ㆍ애플리케이션이 접속해 주문하는 이용자가 늘어, 그만큼 판매수수료를 절감한 효과도 반영됐다고 한다.
주스앤그로서리 제품을 냉장고에 넣은 모습. 사진 주스앤그로서리

주스앤그로서리 제품을 냉장고에 넣은 모습. 사진 주스앤그로서리

 
정부의 지원도 힘이 됐다. 중기부는 지원책 점검을 위한 우수사례 공모전을 한 뒤, 주스앤그로서리를 대상 업체로 선정했다. 매출뿐 아니라 직원을 11명으로 늘리며 고용에도 힘쓴 성과에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에게 다음 숙제는 코로나19 이후다. 그는 “제가 1500만원에 사업을 시작했듯, 진입장벽이 낮은 사업이어서 끊임없는 품목 다변화와 새로운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현재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매생이 추출물 활용 식품을 개발 중이다. 관련 특허도 보유한 상태다.
 
또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소비자 개인마다 적합한 건강ㆍ다이어트 식품을 안내하고 판매하는 사업 모델도 추진하고 있다. 조 대표는 “구독 경제 확장이라는 미래 시장을 놓치지 않아야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리=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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