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와 디커플링 우려도 나와 코스피가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2,700 선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은 15원 가까이 급락해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1080원대로 주저앉았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들이 연일 ‘바이 코리아’에 나서면서 주가와 원화 가치의 동반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5.23포인트(1.31%) 상승한 2,731.45에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은 순매도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반도체, 제약주를 중심으로 77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순매수한 금액은 1조5700억 원. 이에 힘입어 코스피는 나흘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 장중 7만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2.58% 상승한 7만1500만 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7만 원 시대를 연 것이다.
전날 2년 6개월 만에 1100원 밑으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14.9원 급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1082.1원에 마감했다. 2018년 6월 12일(1077.2원) 이후 최저치다. 원화 강세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유입으로 이어지고, 이 매수세가 다시 원화 강세를 이끄는 구도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주요기사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이에 따른 달러 약세로 외국인의 한국 증시 유입이 계속되면서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실물경제와 괴리된 주가 급등세에 불안감을 보이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코스피는 최근 한 달간 15.87% 올랐지만 코로나 3차 확산으로 실물경기는 더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최근 “백신이 개발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두세 달 안에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공격적으로 자산을 매각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현금만 800억 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정 기자 yunj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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